'정'이란 사귐이 깊어감에 따라 느끼는 일종의 친근감이랍니다. 당연이 이 정이란 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뿐만 아니라, 자기가 아끼는 사물이나 장소, 혹은 애완동물 그리고 공구 등, 사물에 대해서도 느낄 수 있는 감정인 것이지요. 정이 생기기 위해선 우선 낯 섬이 극복이 되어 친숙함이 느껴져야 하고, 일정한 시간이 형성되어야 하기 때문에 정이란 정을 주는 주체의 감정에서 형성되는 일종의 정서적 작용이 됩니다. 즉 시간과 일정한 공간에 자기의 호감의사를 가지고 형성된 하나의 관념 같은 것을 말하는 것인 것 같습니다.

사랑과 비교해 보면, 사랑이란 사랑을 주는 상대방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해서 일어난 호감과 헌신, 혹은 책임을 의미하는 것임에 비해, 정이란 상대의 감정이나 이해가 필요 없이 상대에 대해서 느끼는 호감과 친숙함 같은 것으로 자기의 감정의 투사(投射)와 이입(移入)으로 일어나는 감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어느 잡지에 실린 ‘사랑과 정’이란 글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사랑은 지날수록 줄어들지만 정은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나고, 사랑은 좋은 걸 함께 할 때 쌓이지만 정은 어려움을 함께 할 때 쌓입니다. 사랑 때문에 미워도 하지만 정 때문에 미웠던 마음도 되돌릴 수 있고, 사랑은 꽂히면 뚫고 지나간 상처라 곧 아물지만, 정은 꽂히면 빼낼 수 없어 계속 아픕니다. 사랑엔 유통 기한이 있지만 정은 숙성 기간이 있고, 사랑은 상큼하고 달콤하지만 정은 구수하고 은근합니다. 사랑은 돌아서면 남이지만 정은 돌아서도 다시 우리입니다.”

사실 한국인은 태어날 때부터 ‘정’속에서 살아갑니다. 가족 안에서 배우고, 이웃과의 관계 속에서 익히며, 학교, 직장, 사회로 확장해 나가는 것입니다. 그렇게 정이란 ‘같은 공간’과 ‘같은 시간’을 공유하면서 더불어 함께 같이 출발합니다. 그렇게 마주치고, 함께 견디고, 나누면서, 특별한 사건 없이도 정은 천천히 스며들게 되는 가 봅니다.

삼남연회에 속한 지역과 교회, 그리고 성도의 가정은 지난 3월 대형 산불 화마(火魔)를 겪었었는데, 8월엔 수마(水魔)를 견뎌야했습니다. 이에 삼남연회에서는 박준선 감독과 연회원들이 합력하므로 선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이룬 선을 지난 9월 23일 삼남연회분부 감독실에서는 정으로 바꾸는 조촐한 행사를 가졌습니다. 연회원들이 주님의 마음과 한국인의 정으로 합력한 수재헌금과 지난 화재헌금 이월금 일부 등 6천여 만원을 수해를 당한 진주지방(신동일 감리사)의 교회(대암교회, 미천교회, 수곡교회)와 성도(미천교회 2가정, 산청제일교회 1가정)에 전달한 것입니다.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그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든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 (요 8 : 28)

출처 : 당당뉴스(https://www.dangdangnews.com)